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재개된 가운데,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특사가 핵문제에 대해 엇갈린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먼저 위트코프 특사는 14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레드라인은 이란의 핵능력이 무기화에 쓰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양국 간 타협점을 찾기 위한 다른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란이 핵프로그램 폐기를 거부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넘겨 다음 수순을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즉, 핵농축 완전 폐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의 타협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이 인터뷰 이후인 4월 15일, 위트코프 특사는 자신의 X(구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기존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이란과의 합의는 오직 ‘트럼프식 합의’여야 한다”며 “최종 합의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과 핵무기화 프로그램의 완전한 중단·폐기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미국은 이란의 핵농축 자체를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는 강경 입장으로 선회했다.
미국의 이 같은 입장 변화에 대해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각료회의 후 기자들에게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현실이며, 인정받은 사실이다. 우리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신뢰 구축에는 열려 있지만, 농축 자체는 결코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는 “미국이 압박과 강요로 나온다면 아무런 성과도 없을 것”이라며, 핵농축 권리는 양보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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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 “우리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 © 아부 알리 익스프레스/텔레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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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도 최근 인터뷰에서 “이란은 아직 핵무기 보유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그리 멀지 않다. 퍼즐의 조각은 이미 갖고 있으며, 언젠가는 맞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로시 총장은 이란을 방문해 고위 당국자들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처럼 미국의 강경한 입장 선회와 이란의 완강한 반발, 그리고 국제사회의 우려가 맞물리면서, 오는 주말 로마에서 열릴 두 번째 협상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