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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 9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핵시설 사찰 재개에 합의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이집트 외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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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무장관이 최근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파괴된 핵시설 잔해 아래에 고농축 우라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우리의 핵 물질은 폭격당한 시설의 잔해 아래에 있다”며 “이란 원자력기구가 상태를 점검해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란 핵 프로그램을 관할하는 SNSC가 향후 대응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필요한 안전 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피격된 핵시설의 접근 제한을 재확인했다.
SNSC는 14일 성명에서 이란과 IAEA가 최근 체결한 합의를 검토 후 승인했다고 밝혔다. 아락치 장관은 지난 9일 카이로에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이란 내 사찰활동 재개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에 합의했다. 그는 새 합의가 공격받지 않은 원전 등에는 조건부로 사찰을 허용하고, 피격된 시설은 안전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접근을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 협력 체제에서도 IAEA 사찰단의 현장 접근은 사례별로 최고안보위원회의 승인을 거쳐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지난 6월 12일 발발한 12일간의 전쟁 이후 IAEA와의 협력을 전면 중단했다. 이란은 IAEA가 이스라엘의 공습을 제대로 규탄하지 않았다고 비난해 왔다.
지난 6월 말 미국 CBS 인터뷰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고농축 우라늄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수십 년 후퇴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직전 IAEA 비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무기급에 가까운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늘리고 있었다. 공격 전 이란은 약 409kg 규모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됐다.
영국·프랑스·독일은 지난달 이란이 2015년 핵합의(JCPOA)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유엔 제재 복원 절차인 '스냅백'을 발동했다. 아락치는 이에 대해 “만약 유엔 안보리에서 스냅백이 통과된다면, 이번에 합의한 협력 틀은 무효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