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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땅에서 12년간 피워낸 '사랑의 씨앗'

한국 비영리단체 러브153의 특별한 여정

서예은 기자 | 기사입력 2025/08/08 [20:54]

이스라엘 땅에서 12년간 피워낸 '사랑의 씨앗'

한국 비영리단체 러브153의 특별한 여정

서예은 기자 | 입력 : 2025/08/08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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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브153 팀이 에티오피아 출신 유대인 여성들에게 직업훈련을 하고 있다.  © 러브153

 

낯선 땅에서 시작된 작은 기적

2013년, 이스라엘 땅에 한국인들이 세운 작은 비영리단체가 있다. 바로 '러브153'이다. 12년이 흐른 지금, 이들은 여전히 그곳에서 묵묵히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유대인도, 아랍인도, 전쟁으로 상처받은 군인들도. 이들의 품에는 누구든 안길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사람들의 새로운 시작

'알리야'라는 단어를 아는가? 히브리어로 '올라가다'라는 의미이다. 전 세계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선조들의 땅 이스라엘로 돌아오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꿈에 그리던 고향 땅이라고 해서 모든 게 쉬운 건 아니다. 특히 아프리카나 중앙아시아 같은 가난한 나라에서 온 유대인들은 돈도, 기술도 없기 때문에 정착하기까지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정부가 일정 부분 지원해 주지만 한계가 있다. 새로운 환경과 문화에 적응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 러브153이 우크라이나에서 이스라엘로 막 도착한 유대인들에게 SIM 카드와 생필품을 전달하자, 유대인들이 기뻐하고 있다. © 러브153

 

러브153은 이런 빈틈을 메우기 위해 유대기구(Jewish Agency)와 협력해 도움이 필요한 알리야 가정의 필요를 파악하고 맞춤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에는 에티오피아에서 온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축구장을 만들어줬다.

 

지난 7월에는 40도가 넘는 우즈베키스탄까지 날아가서 30명의 알리야를 직접 도왔다. 특히 6년간 알리야를 기다려온 한 가족이 드디어 이스라엘로 떠나는 모습을 함께한 그 순간의 기쁨과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고 한다.

 

▲ 지난 7월 알리야 지원을 위해 방문한 우즈베키스탄에서 유대인 청소년 캠프에 참여해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 러브153

 

홀로 서야 하는 여성들의 든든한 버팀목

러브153의 따뜻함은 유대인에게만 머물지 않았다. 나사렛에 있는 아랍인 과부센터에서 만날 수 있는 60여 명의 여성들이 그 증거다.

 

아랍 문화권에서 과부가 된다는 것.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가혹한 현실이다. 취업은 거의 불가능하고, 경제적·사회적 지원망이 거의 없어 사회적 고립을 겪는 경우가 많다.

 

러브153은 10년째 이 센터의 임대료를 지원하며 이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 재봉 기술을 가르치고, 수공예품 판매를 도우며, 지속적인 방문을 통해 이들의 마음의 상처까지 어루만져주고 있다.

 

▲ 나사렛 과부센터에서 조이스 정 대표가 아랍인 여성들에게 비누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 러브13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는 따뜻한 손길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와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러브153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호텔로 대피한 피란민들을 찾아가 아이들에게 놀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부상당한 군인들이 입원한 병원을 찾아가 위문하며, 군기지에는 유대교 율법(코셔)에 맞춘 도시락을 전달했다.

 

전쟁으로 지친 이들에게 전해지는 그 따뜻함이 큰 위로가 되고 있다.

 

▲ 텔아비브 텔 하쇼메르 병원에서 조이스 정 대표가 전쟁으로 부상당한 군인을 껴안고 위로하고 있다.  © 러브153

 

K-컬처로 전하는 위로와 희망

요즘 이스라엘에서도 K-팝과 K-드라마 열풍이 대단하다. 러브153은 현지 단체와 협력해 유대인학교, 아랍학교를 찾아 한국 문화를 알리는 활동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한복 입기, 불고기·김밥·잡채 등 한국 음식 시식, 제기차기·투호·공기놀이 등 전통 체험이 진행된다. 단순한 문화 체험을 넘어서 전쟁으로 지친 아이들에게 위로와 활력을 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행사 이후 우리 아이 표정이 정말 밝아지고, 한국 문화를 함께 즐기며 큰 위로를 받았다"

 

현지 반응이 뜨거워 현재 러브153은 이스라엘 교육청과 협력해 학교 순회 '코리아 데이' 개최를 논의 중이다.

 

▲ 러브153 팀이 유대인에게 한복을 직접 입혀주며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 러브153

 

여전히 부족한 손길, 그래도 멈추지 않는 발걸음

조이스 정 러브153 대표는 말한다.

 

"도움 요청은 끊이지 않는데, 현장 여건상 모든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특히 전쟁 이후로는 단기 봉사팀 방문도 크게 줄어서 현장 활동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이스라엘을 찾아와 현지인들을 돕고 진정으로 교류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경험할 수 있길 바란다”

 

12년의 여정, 그리고 앞으로의 약속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러브153을 찾아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정 대표. 앞으로도 알리야 가정, 아랍인 과부, 전쟁 피해자 등 어렵고 소외된 이들 곁에서 변함없이 손을 내밀겠다고 약속했다.

 

12년 전 이스라엘 땅에서 시작된 작은 씨앗이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큰 나무가 되었다. 러브153의 따뜻한 여정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아름다운 실천에 함께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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