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특사, 레바논 방문 “헤즈볼라 무장 해제 논의”
토마스 배럭 미국 특사가 8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방문해 헤즈볼라 무장 해제를 위한 협상에 착수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한 공습을 단행한 직후 이뤄진 것으로, 미국은 이란과의 전면전 이후 약화된 테헤란의 영향력을 활용해 레바논 내 실질적 비무장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협상은 국제 언론에서 ‘단계적(step-for-step) 계획’으로 불리는 미측의 중재안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해당 안은 레바논군이 헤즈볼라의 불법 무기를 회수하고, 그 대가로 이스라엘이 국경 분쟁 지점에서 철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같은 외교적 흐름은 이란이 전쟁을 통해 군사적 타격을 입고, 작년 9~10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헤즈볼라의 전력이 크게 약화된 새로운 지역 정세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가 이끄는 현 레바논 정부는 “국가의 무력 독점과 주권 회복”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며 헤즈볼라에 공개적으로 무장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헤즈볼라의 재무장을 저지한 결정적 요인은 내부 정치나 외교적 압력보다는 이스라엘의 군사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임 카셈 헤즈볼라 총재는 7일 방송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위협에도 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제안에 대한 일축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레바논을 방어하기 위해 미사일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카셈의 발언은 레바논 정부가 미국 제안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헤즈볼라의 입장을 요청한 데 대한 응답이었다.
이스라엘 안보전문가 자크 네리아 예루살렘 안보외교센터 연구원은 “레바논군이 헤즈볼라에 대해 실질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다”며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이스라엘군 정보국 부국장을 역임한 그는 “헤즈볼라는 무기 은닉에 능하며, 이란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무장을 넘기는 것은 헤즈볼라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며, 현재로선 레바논 정치 시스템 내에 이를 대체할 자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네리아는 “헤즈볼라를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변수는 지속적인 이스라엘의 군사 압박”이라며 “타격이 가해질수록 레바논 내 반(反)헤즈볼라 여론은 더욱 커진다. 지금 당장 헤즈볼라를 꺾긴 어려워도 이스라엘의 압박이 계속되는 한 제약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즈볼라가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았지만,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 2명은 테러단체가 나비 베리 레바논 국회의장에게 “이스라엘이 전면 철수하고 자국 요원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보장이 없는 한 무장 해제 논의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번 토마스 배럭 특사의 레바논 방문이 실질적인 돌파구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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