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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서 에르도안 반대 대규모 집회…수백만 명 운집

이용선 기자 | 기사입력 2025/03/30 [19:02]

이스탄불서 에르도안 반대 대규모 집회…수백만 명 운집

이용선 기자 | 입력 : 2025/03/3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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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9일(현지시간), 에크렘 이마모을루 시장의 체포에 반발하며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열렸다. 이번 시위는 10년 만에 튀르키예에서 가장 큰 규모의 거리 시위로 기록되었으며, 일부에서는 참가 인원이 수백만 명에 달했다는 추정도 나왔다.  

 

말테페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튀르키예 국기를 흔들고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에르도안 정부의 탄압에 항의했다. 이번 집회는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드 알피트르 축제 전날 진행되었으며, 맑은 날씨 속에서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2025년 3월 29일 말테페 광장에서 에크렘 이마모을루 시장의 체포에 반발하며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열렸다. 튀르키예 시민들이 1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시위를 가졌다.    © 소셜 미디어

 

 

이마모을루 체포와 그 여파

이스탄불 시장인 이마모을루는 지난 3월 19일 부패 혐의로 체포된 후 수감되었다. 그러나 이 혐의는 정치적 동기가 깔린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그의 체포는 튀르키예 전역에서 분노를 촉발시켰다. 이마모을루는 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차기 대선 후보로 지명된 상태였으며, 많은 이들이 그를 에르도안 대통령의 강력한 경쟁자로 보고 있다.  

 

CHP 지도자인 외즈귀르 오젤은 이날 집회에 약 220만 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으나, 독립적으로 확인된 숫자는 아니다. 오젤은 "이번 쿠데타 시도를 막지 못하면 투표함의 의미가 사라질 것"이라며 매주 토요일 튀르키예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의 목소리 

현장 AP 기자에 따르면, 집회에 참여한 82세 여성은 "나는 두렵지 않다. 내 목숨 하나뿐이지만, 이 나라를 위해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마모을루를 가리켜 "정직한 사람이며 튀르키예 공화국을 구할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17세 고등학생 멜리스 바샥 에르군은 "우리는 폭력이나 최루탄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위 지속 의지를 밝혔다. 또 다른 참가자 카페르 순구르(78)는 "1970년대에도 감옥에 갔지만, 그때는 정의가 있었다. 지금은 정의라는 말을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강경 대응과 언론 탄압 

이마모을루 체포 이후 매일 밤 이스탄불 시청 앞에서는 대규모 항의 집회가 열렸으며,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 등을 사용해 이를 진압했다. 현재까지 약 2,000명이 체포된 가운데, 학생 단체와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언론 보도에도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최근 5일 동안 13명의 튀르키예 기자가 체포되었으며, BBC 특파원이 추방되고 스웨덴 기자 요아킴 메딘이 대통령 모독 혐의로 구금되었다. 국제 언론인 보호 단체들은 이러한 탄압을 강하게 비판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언론 자유 단체인 MLSA의 공동 디렉터 바리스 알틴타스는 "정부가 이번 시위 보도를 제한하려는 의도가 매우 명확하다"며 "언론 탄압이 계속될 뿐 아니라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튀르키예 민주주의 시험대 위에 올라

이번 사건은 튀르키예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민들은 "우리가 직접 통치자를 선출한다"며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고 있으며, 야당과 시민 사회는 정부의 탄압에 맞서 싸울 것을 다짐하고 있다.  

 

특히 시위대가 외친 "어디든 탁심이다, 저항은 어디에나 있다"는 구호는 탁심 광장의 상징성을 보여준다. 탁심 광장은 2013년 게지 공원 시위 당시 시민 저항과 민주주의 운동의 중심지였던 곳으로, 오늘날에도 자유와 저항을 상징하는 장소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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